950억 투자 BMW 드라이빙센터…주민 체육공원은 왜 이 모습인가
950억 투자 BMW 드라이빙센터…주민 체육공원은 왜 이 모습인가
  • 우경원 기자
  • 승인 2026.08.27 0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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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누구나 무료 이용”…12년째 이어진 주민 개방 약속
드라이빙센터 누적 투자 950억·방문객 180만 명…주민 체육공원 이용실적은?
영종뉴스 현장 확인, 축구장 잡초·배드민턴장 노후 흔적
세계적 자동차 체험시설 옆 주민 체육공원 관리 수준은 ‘대조’
BMW뿐 아니라 인천공항공사·영종구·정치권·지역 체육계도 책임 있는 관심 필요
bmw드라이빙장
bmw드라이빙장

[영종뉴스 우경원 기자]BMW가 인천 영종도에 세계적인 수준의 드라이빙센터를 운영하면서 정작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힌 체육공원은 제대로 관리하고 활용해 왔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BMW 드라이빙센터는 2014년 개장 당시부터 지역 주민을 비롯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체육공원을 조성했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BMW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체육공원의 면적을 17,136㎡로 소개하고 축구장과 농구장, 배드민턴장을 운영시간 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말 그대로라면 영종 주민들에게 상당히 가치 있는 생활체육 공간이다.

그런데 문제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홍보 문구가 실제 주민 이용과 시설 관리로 얼마나 이어졌느냐는 것이다.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950억 투자·180만 명 방문…그런데 주민 체육공원은?

BMW그룹코리아가 올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새롭게 체결한 운영계약을 발표하면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BMW 드라이빙센터에는 초기 투자비 770억 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950억 원이 투자됐다.

전체 면적은 30만5,359㎡에 달하며 누적 방문객도 약 180만 명이다.

BMW가 한국 시장에서 이 시설에 얼마나 큰 의미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그렇다면 이제 지역사회는 다른 숫자도 물어야 한다.

그 180만 명 가운데 주민 체육공원을 이용한 사람은 몇 명인가.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영종 주민의 이용실적은 얼마나 되는가.

축구장·농구장·배드민턴장의 연간 이용률은 얼마인가.

BMW가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에 걸맞은 드라이빙 프로그램과 고객 체험시설에는 지속적으로 투자했다면, 주민에게 개방한다고 약속한 체육공원 역시 그 명성에 걸맞게 관리했는지 답해야 한다.

지난 25일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지난 25일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영종뉴스가 직접 찾아가 보니

영종뉴스는 지난 25일 BMW 드라이빙센터 내 체육공원을 직접 확인했다.

축구장에는 골대와 펜스, 조명시설 등이 설치돼 있었고 잔디 역시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잔디 상태가 고르지 않은 곳이 있었으며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골대 주변과 외곽에서도 잡초가 자라고 있었다.
배드민턴장 상태는 더욱 눈에 띄었다.

코트 바닥에는 변색과 오염, 마모 흔적이 확인됐으며 주변에도 잡초가 자라고 있었다. 영종뉴스가 현장을 찾았을 당시에는 정상적인 경기용 네트도 확인하기 어려웠다.

사진 몇 장만으로 이 시설 전체가 장기간 방치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은 피하기 어렵다.

이것이 세계적인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BMW가 12년 동안 주민에게 개방한다고 홍보해 온 체육공원의 현재 모습에 걸맞은가.

자동차는 ‘프리미엄’, 주민 체육공원도 프리미엄인가

BMW 드라이빙센터의 유료 드라이빙 프로그램 가운데는 현재 수십만원에서 100만원을 훌쩍 넘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자동차 체험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그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기업이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주민 개방 체육시설을 바라보면 씁쓸한 질문이 남는다.

자동차를 위한 트랙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주민을 위한 체육공원에는 어느 정도의 관심과 비용을 투입했는가.

기업의 사회공헌은 시설을 처음 만들었을 때 보도자료 한 번 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10년, 20년이 지나도 주민들이 실제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활성화할 때 그 약속에 의미가 있다.

지난 25일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지난 25일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2014년 BMW가 직접 약속했다

이 시설의 주민 개방은 최근 갑자기 등장한 이야기도 아니다.

BMW는 2014년 드라이빙센터 준공 당시 약 1만2,000㎡ 규모의 친환경 체육공원을 조성하고 인근 지역 주민을 비롯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도 BMW 공식 홈페이지는 체육공원에 대해 ‘운영시간 내 누구나 무료 이용 가능’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과거의 약속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약속이다.

BMW가 지금도 주민 무료 이용을 공식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면 시설의 관리상태와 이용실적 역시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주민이 몰랐다면 ‘개방’이라고 할 수 있나

시설을 개방한다는 것은 단순히 문을 잠그지 않는다는 뜻이어서는 안 된다.

지역 주민들에게 시설의 존재와 이용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주민과 학교·생활체육단체가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실제 운동할 수 있는 상태로 관리하는 것까지 포함돼야 한다.

만약 12년 동안 영종 주민 상당수가 이러한 시설의 존재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면 BMW와 관계기관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지난 25일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지난 25일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누구를 위한 체육공원이었는가.

주민이 모르고 이용하지 않는 주민 체육공원이라면 아무리 ‘무료 개방’이라는 문구를 붙여 놓아도 지역사회 공헌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BMW만 비판해서 끝낼 문제도 아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BMW 하나만 비판하고 끝내는 것도 옳지 않다.

BMW 드라이빙센터가 들어선 부지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이고, BMW는 올해 공항공사와 새로운 운영계약을 체결해 2029년까지 운영을 이어가며 조건 충족 시 최대 10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2년 동안 주민 체육공원의 이용실적과 관리상태를 확인한 적이 있는가.

체육공원과 그린파크가 최초 어떤 조건으로 조성됐는가.

2026년 새 운영계약에는 주민 개방시설의 유지·관리와 관련해 어떤 내용이 들어갔는가.

공기업의 토지를 민간기업이 사용하는 과정에서 주민 개방시설이 만들어졌다면 공항공사 역시 관리·감독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 25일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지난 25일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지역 정치인들은 지금까지 무엇을 봤나
지역 정치권도 돌아봐야 한다.

선거철이면 생활체육시설 확충을 약속하고 새로운 축구장, 체육관, 생활체육시설 건립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영종 한복판에 1만㎡가 넘는 주민 무료 체육공원이 12년 동안 존재했다.

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은 이 시설의 주민 이용현황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확인했는가.
영종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개방해 달라고 BMW나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의한 적은 있는가.

새로운 시설을 지어달라고 예산을 요구하기 전에 이미 있는 시설부터 주민에게 제대로 돌려주는 정치가 필요하다.

지역 체육단체 역시 움직여야 한다

영종지역 축구·배드민턴·농구 등 생활체육단체 역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운동할 장소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는데 주민에게 무료 개방된 대규모 체육공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면 그 이유부터 확인해야 한다.

시설을 몰랐던 것인지, 예약이 어려웠던 것인지, 접근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실제 이용하기 어려운 시설 상태였던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지역 체육회와 종목별 단체가 BMW·인천공항공사·영종구와 협의해 정기적인 주민 이용시간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BMW는 ‘12년의 숫자’로 답하라

지난 25일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지난 25일 영종뉴스가 확인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 주민 개방 체육공원 축구장. 골대와 잔디구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잔디 곳곳에서 잡초성 식물이 확인됐다

BMW가 지역사회와 상생해 왔다면 이를 입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렵지 않다.

2014년부터 2026년까지 체육공원 연도별 이용객 수, 단체예약 건수, 영종지역 학교와 체육단체 이용현황, 시설 유지·보수 내역과 비용, 주민 대상 홍보 실적을 공개하면 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역시 체육공원 조성조건과 관리·감독 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영종구와 정치권도 현장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950억 원을 투자한 세계적인 드라이빙센터라는 화려한 숫자 뒤에 주민을 위한 체육공원이 잊혀 있어서는 안 된다.

자동차에는 세계 최고 수준을 이야기하면서 주민 체육공원에는 그보다 훨씬 낮은 기준을 적용해서도 안 된다.

BMW가 2014년 주민들에게 열어놓겠다고 한 공간이다.

12년이 지났다.

이제 ‘누구나 무료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지난 12년 동안 실제 누가 얼마나 이용했고 어떻게 관리했는지 BMW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숫자와 기록으로 답해야 한다.

영종뉴스는 BMW그룹코리아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영종구 및 관계기관에 주민 체육공원의 이용실적과 관리·보수현황 등을 질의하고 그 답변을 토대로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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